[책을읽자] 노동법의 기초구조

노동법을 공부해보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솔직히 노동법의 어떤 분야를 고찰해보고 싶은 건지 감이 오질 않는다. 

개인적으로 노동친화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으나, 어떤 때는 경영권적 측면에 치우쳐질 때도 있고, 어떤 판례를 보면 판시사항이 독해는 되나 가슴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래서 노동법 분야 중 어떤 부분에 확신을 가지고 고찰해보고자 하는 것이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고민을 교수님께 여쭈었더니 읽어보라고 권유해 주신 책, '노동법의 기초구조'. 

 

니시타니 사토시, 노동법의 기초구조, 박영사, 2016

  저자인 니시타니 사토시(西谷 敏) 교수는 서문에서, 이 책이 노동법의 기초이론 뿐만 아니라 법정책론이나 법해석론도 담고 있지만 규제완화론 비판에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시작한다. 즉, 노동법을 규제로 보고 이를 완화하고자 하는 시장원리주의자들의 요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짐작할 수 있는 첫머리이다. 

 이어서 저자는 노동법학의 기본 과제는 노동법의 규제완화론을 바르게 비판하고,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노동법의 확립이 노동법학의 기본적인 과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역자의 서문을 보면 이 니시타시 사토시 교수에 대해 전후 일본 노동법학계를 이론적으로 견인해 온 학자로 소개하고 있다. 니시타시 교수의 노동법학적 지향점은 '근로자의 자기결정권'이며, 근로관계의 특성상 근로자가 자기결정을 실현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 및 근로자집단(이른바 노동조합 등)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인간존엄의 문제이므로 단순히 노동법을 시장에 대한 국가개입으로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개인의 실패를 모두 개인의 자기책임으로 귀착하려는 자유주의적 자기책임론과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라고도 읽혀진다. 또한 이 책은 미래의 노동법 발전 방향을 예측하고 있고, 노동법을 왜 공부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질 때 읽어보아야 하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고 소개한다.   

 

 내가 왜 노동법을 공부하고 있는지 모호해진지 오래다. 이 책은 서문은 나에게 '그 점을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공부하고 나서도 여전히 노동법에 확신이 들지 않을지, 아니면 머리가 맑아질 지 모르겠으나 일단 기대가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책을 정독하면서 노동법의 기초구조와 함께 내가 왜 노동법을 공부하고 있고, 노동법 분야 중 어떤 부분을 깊게 고찰하고 싶은 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